[불황 10년] 불황의 시대, 경제위기에 대처하는 현명한 방법은?
최근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21개월째 2% 미만에 머무는 등 경기 침체가 지속 되는 가운데 일본식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우리도 일본처럼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수 있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해져 있다.
신간 '불황 10년'은 그런 위기감이 팽배한 가운데 개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조언을 던져준다. 그동안 국가·정책적 차원에서 정부가 무엇을 해야 할 지를 논하며 경제구조의 문제와 모순과 같은 거룩한 이야기에서 벗어나 개인의 삶에 깊숙히 들어온 것이 특징이다. 이 책에는 저자가 지난 15년 동안 지인들에게 전수했던 경제 활동의 노하우가 총 망라돼 있다. 부동산부터 금융, 취업, 창업, 개인 재무관리, 여기에 자녀교육까지 개인이 짊어져야 했던 경제적 과제들에 대한 속 시원한 해답을 저자의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 풀어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30대이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면서, 동시에 불황이라는 가장 잔혹한 시장에 내던져진 그들에게 가장 주목하고 있다. 청년과 중년 사이, 모든 게 고민스러운 나이 30대가 혼자서 끙끙 앓거나 어설픈 지인을 동원해 풀어야 했던 숙제에 과감한 팁을 던져준다.
20대 때 88만 원 세대의 혹한기를 거친 30대의 앞에는 장기 불황이라는 벼랑 끝이 기다리고 있다. 저자는 앞서의 여러 질문에 대체로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해법을 내놓는다. 불황 속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후퇴 작전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돈을 아껴 쓰고 집은 이번 정권이 지난 후 동태를 살피고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소비를 지양하는 것, 이것이 일본의 위기를 촉발했다고 지적하는 많은 경제학자들에게 저자는 일본이 장기불황을 맞고도 아직 까지 망하지 않는 건 일본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라는 새로운 진단을 내린다.
우리나라 정부가 오랫동안 펼쳐온 경제정책을 저자는 모자 9개를 가진 사람과 모자 1개를 가진 사람의 만남으로 비유한다. 모자 9개를 가진 사람이 결국 1개 가진 사람의 모자를 빼앗아서 10개를 채우는 게임 말이다. 국민 대부분은 모자 1개를 가진 사람이다. 불황 10년을 맞아 우리가 치르게 될 게임의 기본은 내 머리에 딱 1개 있는 모자를 빼앗기지 않는 것. 개인이 결혼자금으로 고민할 때, 빚에 허덕일 때, 은퇴 이후를 걱정할 때 공무원이나 정치인은 도와주지 않았다. 그 기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10년, 우리의 그 모자가 앞으로도 계속 머리 위에 있을 수 있을까? 경제위기에 현명하게 대처하기 위해 우리 개개인이 세워야 할 작전을 우석훈의 <불황 10년>을 통해 세워보자.